메아리 소리
요한복음1장 19절~24절
요한복음1장 23절, “이르되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 하니라.”
산을 올라가는 일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산 정상에 섰을 때의 기쁨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전율이 있다. 특히 산에서 “야호”하고 소리 질렀을 때는 지금까지 마음 속에 묻혔던 10년 묵은 때까지도 흘러내려 가는 기분이다. 그런데 ‘야호’하는 메아리 치는 소리가 귀에 다시 들릴 때에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흐르는 전율을 느낀다.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고 말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메시아가 오기 전에 ‘엘리야’가 다시 온다는 말씀을 믿었다. 사람들은 세례 요한에게 묻고 있다. “네가 엘리야냐?” “아니다.” 그러면 “네가 그 선지자(그리스도)냐?” “아니다.” 그러면 넌 누구냐?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다”라고 세례 요한은 자기의 존재에 대하여 답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 친구 하나가 있었는데 그 친구 별명이 “소화제”였다. 그 친구는 자기를 “소화제”라고 부르면 싫어했다. 사람을 물건에 비유하거나 소리에 비유한다면 매우 싫어한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 세례 요한은 자신을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넌 소리 없는 그림자야”하고 나에게 말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외친다. 회개하라고 외치려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소리를 질러야지 사람이 없는 광야에서 소리를 지르면 누가 회개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세례요한은 자신을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라고 말하고, 또한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광야에서 회개를 소리치고 있다.
전도하는 사람들의 전략 중에 하나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복음의 말씀을 전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전도 전략은 ‘도시 전도’이다. 그러나 세례 요한의 전도 전략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세례 요한은 사람의 시선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지만 사람의 시선을 피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만일 사람들이 나에게 “넌 귀한 사람이야”라고 말한다면 우쭐하여 “그래 난 귀한 사람이야”라고 메아리 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례 요한에게 “당신은 귀한 사람이야”하고 말해도 세례 요한은 “아니야, 난 단지 광야에 소리에 불과해”라고 대답하고 있다. 세례 요한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에 만족하고 기뻐하고 있다. 세례 요한은 하나님께서 ‘광야에 소리치는 사명’을 주신 것에 감사하고 있다.
작은 일에 만족하고 기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작은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는 작고 크고가 없다. 사람들의 눈에 작은 일과 큰 일이 보일 뿐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에는 작은 일과 큰 일이 없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하나님이 부르신 소리에 그대로 울리는 메아리가 되어보자. 주님의 메아리가 된다면 얼마나 행복하게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