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김 준영-
항아리는
부엌에 옹기종기 앉아
마냥 정겹다
뚜껑 열어 저녁거리 쌀을 퍼내고
살며시 다시 덮는다
투박한 질그릇 부딪는 소리에
수억 만리 고향집이 살아나는구나
어머니 숨소리가 들린다
무쇠 솥에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
구수한 밥 냄새가 난다
보글보글 뚝배기에선 된장이 끓고 있구나
찡한 그리움에 가슴 저리고
고향 소리가 듣고 싶어
나는 항아리 뚜껑 자꾸 여닫는다
이처럼 그리운 날은 그리움도 담고
꿈도 담고
고달픈 나날도 항아리에 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