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과 세상

거미줄과 세상
요한복음 8장 31절~51절

요한복음8장32절,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월요일(9월1일) 사천에 있는 아버님 산소에 갔었다. 예전에 아버님 산소까지 길이 있었는데 길이 없어지고, 대신 집이 들어섰다. 그래서 집을 돌아 험한 산길을 거쳐 아버님 산소에 갈 수 가 있었다. 여동생은 아버님이 좋아하시던 포도주를 무덤 위에 뿌리고, 산소 앞에서 바다를 보는 나를 보고 어머님은 아버님 같다고 말했다. 남동생은 산소 앞에서 여러 생각이 스치는지 말이 없었다.

무덤 앞에 묘비가 있었는데 묘비 위 앞 뒤로 두 마리 거미가 자리 잡았다. 나는 손으로 잡지 못하고, 구두를 벗고, 구두로 거미를 내리쳤다. 그리고 여동생이 무덤 앞에 놓아 둘 꽃을 쌓았던 비닐로 거미와 거미줄을 닦아 냈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니 거미와 거미줄이 스쳐 지나간다. 거미는 거미줄을 쳐서 곤충을 거미줄로 유혹하여 걸려든 곤충을 먹고 산다. 거미는 거미줄이 자기의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거미는 거미줄에 걸려드는 곤충이 없으면 죽는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거미가 바라보는 거미줄은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과 비슷하다. 사람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하나 뿐인 세상이고, 하나 뿐인 인생이라고 믿으면서 산다. 사람들은 세상의 거미줄에 붙잡혀 산다. 세상의 거미줄에 붙잡히면, 거미줄 속에서 아무리 몸부림쳐도 빠져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몸을 흔들어 나가려면 나갈수록 세상의 거미줄은 점점 몸을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세상의 거미줄에 붙잡힌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지금 말씀하신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세상의 거미줄에 잡힌 사람들은 거미줄에 걸린 곤충처럼 거미줄 속에서 몸부림치면 칠수록 점점 몸이 엉기게 되고, 점점 몸은 움직이지 못하고, 스스로 지쳐 거미줄 속에서 죽게 된다. 세상의 거미줄은 거미줄에 잡힌 사람들이 계속해서 몸부림치도록 격려한다; “너는 경쟁에서 이겨야 해, 경쟁에서 이겨야 세상의 거미줄에서 살아날 수 있어.” 그러나 세상의 거미줄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점점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스스로 포기하게 하여 죽게 하는 마력이 있다. 세상의 거미줄에 걸린 사람들은 세상의 질서와 논리 속에서 점점 움직이지 못하고, 결국은 사람들은 거미줄 속에서 굶어 죽게 된다.

유대인 역시 세상의 거미줄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거미줄에 붙잡힌 유대인에게 예수님께서는 살 길을 보여 주셨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그러나 거미줄에 걸린 유대인들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리를 듣지 않는다. 유대인들은 예수님보다 더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였다. 유대인은 예수님보다 더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였다. 유대인은 자신이 만든 하나님이 예수님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였다. “네가 아브라함보다 크냐? 네가 아직 오십이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고 하느냐?”하고, 유대인은 예수님께 말하면서 예수님의 말씀에 저항하였다. 유대인을 둘러 쌓고 있는 세상의 거미줄이 유대인의 눈과 귀를 닫아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진리를 듣지도, 보지도 못하게 하였다.

거미는 거미줄만 보인다. 거미줄 밖에 세상은 모른다. 거미는 거미줄에 떨어지면 죽는다고 생각한다. 거미는 거미줄 밖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거미는 거미줄에 갇힐 곤충만 기다리고 있다.

세상의 거미줄도 거미줄에 잡힐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세상의 거미줄에 붙들리면 스스로 끊고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세상의 거미줄에 갇힌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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