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
-무명 시-

처음엔
들리는 듯 소리없는
빗소리인 줄 알았다
처음엔
불어오는 듯 소리 없는
바람 소리인 줄 알았다
처음엔
하늘거리듯 다가오는
아지랑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사랑이었다
그게
사랑이었다

처음엔
사랑이 아닌 줄 알았다
물 되어 흐르는
빗줄기인 줄 알았다
처음엔
사랑이 아닌 줄 알았다
언제나처럼 지나치는
바람인 줄 알았다
처음엔
사랑이 아닌 줄 알았다
눈 앞에서만 어른거리는
아지랑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사랑이었다
그게
사랑이었다

질투

질투
-김 상미-

옆 집 작은 꽃밭의 채송화를 보세요
저리도 쬐그만 웃음들로 가득 찬
저리도 자유로운 흔들림
맑은 전율들

내 속에 있는 기쁨도
내 속에 있는 슬픔도

태양 아래 그냥 내버려두면

저렇듯 소박한 한 덩어리 작품이 될까요?
저렇듯 싱그러운 생 자체가 될까요?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최 두석-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무슨 꽃인들 어떠리
그 꽃이 뿜어내는 빛깔과 향내에 취해
절로 웃음 짓거나
저절로 노래하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나비가 날 때
무슨 나비인들 어떠리
그 나비 춤추며 넘놀며 꿀을 빨 때
가슴에 맺힌 응어리
저절로 풀리게 된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 동주-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후회 없이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겁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다윗의 노래

다윗의 노래
-시편 41편-

1 빈약한 자를 권고하는 자가 복이 있음이여 재앙의 날에 여호와께서 저를 건지시리로다
2 여호와께서 저를 보호하사 살게 하시리니 저가 세상에서 복을 받을 것이라 주여 저를 그 원수의 뜻에 맡기지 마소서
3 여호와께서 쇠약한 병상에서 저를 붙드시고 저의 병중 그 자리를 다 고쳐 펴시나이다
4 내가 말하기를 여호와여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내가 주께 범죄하였사오니 내 영혼을 고치소서 하였나이다
5 나의 원수가 내게 대하여 악담하기를 저가 어느 때에나 죽고 그 이름이 언제나 멸망할꼬 하며
6 나를 보러 와서는 거짓을 말하고 그 중심에 간악을 쌓았다가 나가서는 이를 광포하오며
7 나를 미워하는 자가 다 내게 대하여 수군거리고 나를 해하려고 꾀하며
8 이르기를 악한 병이 저에게 들었으니 이제 저가 눕고 다시 일지 못하리라 하오며
9 나의 신뢰하는바 내 떡을 먹던 나의 가까운 친구도 나를 대적하여 그 발꿈치를 들었나이다
10 그러하오나 주 여호와여 나를 긍휼히 여기시고 일으키사 나로 저희에게 보복하게 하소서
11 나의 원수가 승리치 못하므로 주께서 나를 기뻐하시는 줄을 내가 아나이다
12 주께서 나를 나의 완전한 중에 붙드시고 영영히 주의 앞에 세우시나이다
13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영원부터 영원까지 찬송할찌로다 아멘 아멘